전남친이 그래도 기억해주긴 할까요? | 고민 상담 | 2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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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친이 그래도 기억해주긴 할까요?

익명의 사용자
10월 22일
아르바이트 근무지 근처에 군부대가 있었는데 전남친이 거기서 의무복무하면서 상병일 당시 저를 보고 첫눈에 반해서 번호를 물어봤어요.
원래 독립적인 성향이 강해서 연애에 회의적이고 남자한테 쉽게 호감을 느끼는 편이 아닌데 전에 잘 안썼다던 휴가도 막 써가면서 보러오고 6시면 폰 받아서 바로 전화해주는 걸 기다리는 시간이 좋았고 그 친구도 저만 기다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이란 게 드물게 설레고 좋아서 이 사람이랑 연애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한달정도 연락하고 만나보고 연애를 시작했는데 처음 썸탈 때 대쉬하던 모습이 정말 의욕이 앞서 본인 한계 이상의 모습을 보여줬던 거였고 원래는 좀 더 에너지가 부족한 사람인 모습이 보이기 시작하면서 속상해서 연애 초기부터 이별 고민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그래도 그 친구를 좋아하는 건 변함이 없고 그친구도 저한테 계속 성실하려고 노력했어서 점차 소홀해져도 이정도는 걔를 좋아하니까, 군복무 중에 지칠 수 있고 힘들 수 있으니까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마냥 이해하고 배려하고 기다린 것 같아요. 군복무로 힘들텐데 괜스레 저때문에 더 힘들게 만들고 싶지 않아서 해달라는 거 정말 다해줬었고 불만이 있어도 복귀해서 힘들지 않았으면 해서 다 참았고 그러다보니 소통이 줄고 거의 대화를 하지 않게됐어요. 많이 스스로를 갉아먹는 연애를 한 것 같아요.

그러다가 100일 여행을 갔다 오고 대화가 잘 통하지 않자 남친이 그때부터 제가 답답하고 부담스럽다고 느끼기 시작한 것 같아요. 그리고 2개월 쯤 뒤에 전역 앞두고 제 감정이나 애정표현이 부담스럽고 그게 미안하고 감정이 이런 상태인데 전역하면 이제 장거리 연애가 돼서 더 멀어질게 또 부담스럽다면서 저를 일방적으로 찼어요. 저는 좋아하는 마음이 흔들릴 때 마다 걔를 더 좋아하려고 노력했어서 마음이 가라앉지 않았으니까 당연히 아쉬운 마음도 있었지만 이관계가 정말 제게 필요하다고 느껴지진 않아서 1주일 정도 거절당할 거 알면서도 매달리면서 무작정 아쉬웠던 점 속상했던 점 고마웠던 점 등등 감정 쏟아내고 저도 마음 정리 끝냈어요. 지금은 썸남도 있고 얠 다시 만날 생각은 전혀 없는데요… 그래도 얘가 언젠가 저를 보고싶어하긴 할까 궁금해서 글을 써봐요. 저는 얘가 제가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열어줬다고 생각 정리를 끝냈고 나름 노력한건데 상대한테 부담만 준 점은 미안하고 바보같이 사랑했던 첫사랑으로 기억할 것 같은데 얘는 저를 금방 잊어버릴까싶은 생각이 들면 아직 속상하긴 하더라고요. 어쩌면 가끔 좋아했던 사람으로 떠올려주긴 할까…에 대해서 다른 분 의견을 듣고 싶었어요. 제대로 누굴 사랑하는 법을 모르는 애고 나이 고려해서 연애 경험 횟수 생각하면 다 그렇게 오래가진 못했을 것 같아요. 늘 먼저 다가가고 먼저 정리하는 성향인 것 같았는데 그래서 그런가 전 연애는 유일하게 먼저 차였었다고 많이 힘들어했던 티가 나더라구요. 사람도 좋아하고 새 사람 잘 만나는 성격이니까 한편으로는 새사람 잘 만나고 제가 또 떠오르지 않을 것 같기는 한데 그렇게 혼자만 생각하고 있으려니 희망고문도 되고 같이 생각해주실 수 있는 분이 계실까 싶어 긴 글 썼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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