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꾸 생각이나요 | 고민 상담 | 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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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꾸 생각이나요

익명의 사용자
10월 4일
있잖아, 나 내 생각보다 더 지쳤나봐. 다 끝낼가. 다 나라는 존재를 없애려고 혈안인데, 그냥 겨우 잡고 있는 생명의 끈을 놓을까. 많이 아플까. 어디서 여자애가 강함을 추구하고, 감정표현을 잘 하지 않는게 정상이 아니라는 말을 들었어. 아무래도 미친 것 같다고. 그래서 나는 잠뜩 거짓말을 해버렸어. 보호가 필요하다고, 아프지 않은데 아프다고. 근데 나 사실 보호가 필요하지 않아. 나는 보호가 필요한 연약하고 여린 여자애가 아니거든. 그래 그게 싫었어. 평범한 여자애로서의 삶조차 내겐 하나의 꿈이였어. 내가 나로서 있을 곳을 찾지를 못했어. 지금도 방황하는 중이야. 있잖아. 나 더 이상 전진하지 못할 것 같아. 전진한다는 거, 지금 내가 있는 자리를 떠난다는거잖아. 떠난다는 건 다시 돌아올 곳이 있다는 뜻이기도 하고. 근데 돌아올 곳이 없어. 지금 멈춰 있는 이 자리도 사실 위태위태한데, 한 번의 결심으로 모든 걸 잃을 것 같아서. 앞으로 나아가질 못하겠어. 너무 두려워. 이 두려움이 너무 커서 극복을 못할 것 같아. 내가 힘든 걸 누군가 알아줬으면 좋겠는데. 아무도 모르잖아. 그래 차라리 그 애가 내 곁에 있으면 좋을텐데. 그 애는 날 몇 번이라도 구해줬지. 그 애의 태양 같이 밝은 얼굴에 몇 번 구출 당했을까. 처음으로 사랑을 하고, 여러 감정을 알게 되고, 지키고 싶었어. 그 미소에 꼭 보답하고 싶어서. 근데 그 애가 나 때문에 떠났어. 사랑하는 사람조차 지키질 못했어. 그 때 내가 빨리 오라고 재촉만 안 했어도, 지금 내 곁에 있을까. 만약 네가 내가 아니라 다른 사람을 만났다면 지금쯤 너는 웃고 있을까. 그래, 만약에 다시 태어날 수 있다면, 그 애를 다시 만날 수 있다면. 지금 끝낼까. 나 따위를 받아주던 건 그 애가 처음이자 마지막였어. 적어도 그땐, 내가 나 자신을 속이지 않았는데. 이젠 나도 내가 누군지를 모르겠어. 누구든지 좋으니까 한 번이라도 좋으니까 나를 안아 줘. 이런 나를 사랑한다고 말해줘. 내가 나라서 좋다고 해줘. 마지막으로 그 애 손을 잡아볼걸. 꼭 잡아보고 싶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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