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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받고 싶어서 그런 거 였는데

익명의 사용자
9월 28일
그냥 사랑 받고 싶어서 일 하고, 외모 관리하고, 싫어도 늘 웃고 그랬는데 왜 사랑을 못 받을까. 그냥 나여서 그런 걸까. 내가 며칠 전에 가족을 만났는데 가족이 묻더라. 아직도 빵 좋아하냐고. 근데 나 빵 싫어해. 아무도 모르더라. 그냥 빵 싫다하면 좋은게 뭐냐 그러고, 그렇다고 좋다고 하면 왜 좋아하냐 그러잖아. 내가 좋다고 한 건 단 한번도 좋은 반응을 얻은 적이 없어. 다들 "그걸 왜 좋아해?"라고 하더라. 내가 좋아하는 걸 좋아하지도 못하고, 미치겠더라. 나도 사랑 받고 싶었는데. 숨이 턱 끝까지 차오르고, 주변이 온통 새까매. 그냥 여기가 어디인지 감도 잘 안오고, 내가 여기서 뭘 해야 될지도 모르겠어. 대체 내가 무엇을 잘못했길래, 언제 잘못한 거였는데. 주인공이 되고 싶었던게 그리 큰 잘못이였나. 사랑을 주는 만큼 돌려 받지 못한게 잘못이였나. 대체 내가 어떻게 해야지 사랑을 받을 수 있는데. 내가 아주 애정했던 어떤 웹툰이 있었어.(지금은 아예 사라짐) 그 웹툰의 악녀가 나랑 좀 비슷했어. 가족에게 사랑 받지 못하고, 그 누구에게도 사랑을 주는만큼 사랑 돌려 받지를 못해서, 결국은 멘탈이 다 붕괴 되서, 자살하는 애였거든. 근데 나는 이런 생각이 먼저 들더라고. 자기도 악녀가 되고 싶어서 악녀가 된게 아닌데, 그냥 사랑을 받고 싶어서, 안 좋은 쪽이라도 아주 조금의 관심을 받고 싶었던 것 뿐인데. 그것 뿐일텐데. 나랑 너무 비슷하더라. 그런 의도로 한 행동이 아닌데, 세상 사람들이 다 나를 욕하고, 나쁜 년 취급 하더라고. 이게 진짜로 사랑을 주는만큼 돌려 받지 못한 내 잘못일까. 나도 악녀가 아니라 주인공이 되고 싶었는데. 모두에게 사랑 받는 그런 거대한 행복이 아니라, 그냥 한 명이라도 나를 사랑해주는 조그마한 행복을 원한 거 뿐이였는데. 악녀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이야기도, 결국에는 그 악녀가 주인공이잖아. 악녀도 누군가 관심, 사랑을 주었다면 악녀가 되지 않았을거야. 아마도 그랬을거야. '나도 주인공이 될 수 있을거다'라고 생각했던 시절이 있었는데. 다들 조금만 일찍 알려주지. 거긴 내 자리가 아니라고. 그럼 지금만큼 힘들지 않았을텐데. 아무리 생각해도, '죽고 싶다'가 아니라 '삶의 이유를 모르겠다' 같아. 나 자신도 '내가 누구지'라고 늘 생각하며 '나, 자신'에 대한 확답을 얻지 못하고, 나도 내가 누군지 모르는데, 나도 나라는 사람이 싫은데. 스스로를 사랑하지 않는 사람을 그 어떤 누가 사랑해 줄가. 사람들이 '힘들다'라는 감정을 너무 쉽게 생각 하는 것 같아서, 그냥 힘든게 아닌데 아주 많이 힘든데, 그냥 힘든 척 하는 애가 됐네. 진짜로 모든 걸 내려 놓고 잠시라도 좋으니 그 누구도 나를 찾을 수 없고, 그 누구도 나를 궁금해하지 않는 곳으로 떠나서 내가 할 때 행복한 일을 하며 살고 싶은데, 현실은 작은 거에 꼽주고, 내가 잘 되는 건 못 보는 가족과 친구, 주변인들. 그게 다라서 너무 지친다. 사람은 삶을 살아가면서 행복하기만 할 일 보다 헤쳐나가야하고, 상처 받을 일들이 더 많을텐데 작은일 하나하나에 상처 받는 내가 너무 한심하다. 또 가족 때문에, 계속 난 완벽해야 된다고 나 자신을 억압하는 것도 이제 좀 지치네. 꼭 나라는 사람은 완벽해야지만 사랑 받을 수 있을 것 같아서, 그렇지 않으면 사랑은 커녕 관심조차 받지 못할 것 같아서. 내가 공부를 열심히, 또 잘 하는 이유도, 몸무게를 악착 같이 관리하고 외모에 신경을 쓰는 이유도 사랑 받고 싶어서, 누구라도 좋으니 나라는 사람을 바라봐 주면 좋겠어서인데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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