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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

익명의 사용자
6월 28일
학생이고 학업 때문에 연애에 대해 부모님 반대가 심한 가정에서 지내고 있습니다.
헤어진 것도 부모님 반대가 심해서 제가 걔한테 일방적으로 헤어지자고 통보했어요.
변명 같지만 정말 그때 헤어지자고 안 했으면 제 가족이 분열되었을 수도 있었을 거에요. 부모님 두 분 다 하신다면 진짜로 하시는 분들이어서 이별 고하기 직전까지도 저랑 사귄 애 부모님과 걔까지 삼자 대면 하신다는 걸 겨우 말렸어요.
불과 며칠 전까지만 해도 다음 주에 같이 놀러 갈까, 만나서 뭐할까 이러면서 계획 세우고 있었는데 걔 입장에선 어느 날 갑자기 제가 헤어지자고 한 셈인 겁니다. 잔잔하게 헤어졌어요. 걔가 이해한다고 말하고 끝났어요.
저는 저 스스로 이기적이라고 생각해요. 잘못했을 때는 제 죄책감이나 덜려고 말 뿐인 사과나 하고, 제가 쓰레기인 건 알지만 그래도 걔는 나를 좋게 기억해줬으면 좋겠고.. 헤어지자고 했는데도 걔는 나 안 잊었으면 좋겠고..
그리고 이미 헤어지자고 하고도 미련을 못 버려서 헤어진 이후에도 몇 번이나 부모님과 마찰이 있었어요. 결국 부모님께서도 마음대로 하라고 하셨어요. 이렇게 까지 오기 전까지 얼마나 많은 마찰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어요.
이기적인 걸 알면서도 저는 다시 만날 수 있냐고 걔한테 고백했어요. 하지만 벌써 반년이나 지나버렸고, 이미 행복했던 시간들보다 이별의 시간이 더 많았어요. 저는 헤어질 때 걔한테 자세한 이유도 알려주지 못했고, 그리고 그건 아마 제가 걔한테 준 가장 큰 상처였을 거에요. 저는 진심으로 걔를 포기할 수가 없어서 다시 다가간 건데 아마 그것도 걔한텐 큰 상처였겠죠.
근데 제가 올해까지만 한국에 있어요. 내년엔 해외로 떠나게 되어서 가기 전에 얼굴이라도 한번 보고 가고 싶어요. 한번 해외로 나가면 언제 다시 한국으로 돌아올지 모르고, 무엇보다 이번에 안보면 정말 걔를 두 번 다시 인생에서 볼 수 없을 것 같은 거에요. 그래서 제가 완전 가버리기 전에 걔한테 진심으로 사과를 하고 얼굴 한번이라도 보고 가고 싶어요. 이번에도 저를 위한 선택인 거 알아요. 하지만 걔도 저를 안 잊은 걸 알아서 진짜 마지막이라도 보고 싶어요. 걔가 항상 챙겨주고 맛있는 것도 주고.. 해준 게 너무 많은데 막상 저는 걔한테 해준 게 별로 없는 것 같아요. 헤어진 것도 걔 생일 몇 주 전이었고..그래서 보게 된다면, 시계 하나 선물해주고 싶어요. 쓰는 건 바라지도 않고, 적당히 당근에 팔아도 부담 없는..
이게 제 고민입니다. 내년이면 다시는 한국에 돌아오지 않는데 제가 보고 싶다고 이미 헤어진 연인에게 찾아가도 되는 걸까요, 그리고 다시 만나게 되면 전 애인이 주는 선물은 역시 껄끄러운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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